Made in Japan 게임의 위기 상황? 에서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제 느낌만 갖고 얘기하면, 전세계적으로 일본 게임의 위상이 조금 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. 그 원인은 서양 게임 업체들이 일본 업체보다 자금력이 풍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. 서양 업체들이 일본의 기술을 따라 잡아서 - 또는 원래 뛰어났던 기술을 게임에 적용해서 - 일 수도 있겠죠.하지만 저는 게임 역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고, 그렇기 때문에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. 서양 게임 시장은 점점 커지고, 더 많은 서양인들 - 예전엔 축구랑 농구만 하던 사람들 - 이 게임기로 게임을 즐기며 더 많은 돈을 게임 시장에서 소비하고 있습니다.

자. 나는 서양 사람입니다. 어려서는 디즈니 만화를 보고 자랐고 람보와 록키를 좋아하며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이 우상입니다. 난 미야자키 하야오 만화를 보고 자란 독수리 오형제와 울트라맨이 우상인 일본인과는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. 근데 내가 그런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이 재밌다고 만든 게임에 흥미가 있을까요?


전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.


슈렉 다들 보셨을 거에요. 솔직히 그 내용 다 이해 되시나요? 슈렉 3에 나온 그 공주들이 어떤 만화의 주인공을 패러디한 건지 다 아시겠어요? 슈렉에 나오는 대부분의 대사가 미국 고전 만화 (특히 디즈니 만화)의 패러디인 걸 알고 계신가요? 솔직히 저도 다는 모릅니다.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이 있는. 그리고 유아 시절과 일부 학창시절(초등학교)을 미국에서 보낸 제 사촌동생은 모두 알더군요. 중간중간 전 안 웃긴 부분에서도 얘는 패러디 죽인다고 낄낄거리더라구요.


뭐 극단적인 예를 들긴 했습니다만 문화라는 게 그 나라의 정서, 공감대 등 아주 많은 내용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민족별로 국가별로 다 다를 수 밖에 없을 겁니다. 그래서 전 일본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. 이해가 안 되거든요. 그렇다고 미국 슈퍼 히어로도 별로에요. 이해가 안 되거든요. 물론 몇몇 작품은 저의 정서에도 잘 맞아서 재밌게 봤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.

이건 서양 사람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에요.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 하더라도 귀무자보다는 바이오 하자드에 더 끌리지 않을까요? 일본 귀신은 생소하지만 좀비는 비교적 익숙하니까요. 또 같은 좀비 게임이라 하더라도 그 좀비를 표현하는 방식 역시 - 기술 등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- 태평양 건너의 일본 사람들이 만든 것 보다는 - 같거나 비슷한 문화를 가진 - 서양 사람들이 만든 게 더 재밌을 거에요.

결국 미국인 A가 재밌어할만한 물건은 미국인 B 또는 영국인 C가 만드는 게 일본인 D가 만드는 것보다 수월할 거란 말입니다. 그렇기 때문에 다들 외국에 - 심지어 아직은 게임 불모지인 인도에까지 - 스튜디오를 만들어 거기서 게임을 만들어 시장을 공략하고 하는 것일 테구요.


이런 현상은 온라인 게임이 되면 더 심각해 질 거라고 봐요. 온라인 게임이란 게 IGM 김학규 대표도 말했듯 핵심은 "게임"이 아니라 "온라인"이거든요. 게임도 잘 만들어야 하지만, 게임 컨텐츠란 게 아무리 개발을 빨리 한다 해도 유저들의 소비 속도가 더 빨라 새로운 컨텐츠가 없는 기간이 생기게 마련이잖아요. (이건 우리 나라 유저들의 경우 특히 심합니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외국도 마찬가지일 걸로 봅니다.)

그렇다고 컨텐츠 업데이트 되기 전에 유저들이 다 떠나게 만들면 안 되겠죠. 그러려면 유저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하고, 게임 내에서 별반 할 게 없지만 게임 내의 아는 사람을 만나는 재미로 접속하게 하는. 이런 게임 외적인 요소가 필요합니다.

이런 요소를 만드는 건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대상 시장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겁니다. (물론 WoW처럼 만국 공통 게임을 만들어 버린 예도 있지만..Blizzard는 원래 약간 사기 캐릭터니까 제외..)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이 커질수록 게임 업체들의 현지 진출은 활발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.

우리 나라 업체들도 이제 해외 진출, 해외 스튜디오 설립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활발해 질 텐데 진출하는 나라의 문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많이 필요할 것 같네요. 게임 업계에도 유학생 출신이 많아지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...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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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EsBe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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NC Soft가 미국과 유럽에 있는 자회사인 ArenaNet, NC Interactive, NC Austin, NC Europe을 하나로 합쳐서 "NC West"라는 회사로 만들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. 한 마디로 "NC Soft 서양"의 탄생입니다. ㅎㅎㅎ. NC West의 CEO로는 현재 NC Interactive의 CEO인 Chris Chung이 선임되었다고 하네요.

기존에 있던 NC Europe이나 NC Austin을 폐쇄하는 건 아니고, 그냥 총괄을 Seattle에 새로 사무실을 차릴 NC West에서 하는 형식인 모양입니다. 서양 문화권 내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좀 중구난방으로 진행된다고 느꼈나보네요.

뭐 이런 말 하면 당사자들은 싫어하겠지만 미국이랑 유럽이랑 정서는 좀 비슷하니까요. 게임 플레이 환경 등 세부적으로 따져 보면 다른 점도 많겠지만 대략 두 동네에서 인기 있는 게임은 비슷하잖아요. 그러니까 개발은 한 곳에서 서양인의 입맛에 맞게 하고. 세부적인 사업 진행 - 예를 들면 과금 체계나 세부 마케팅 프로모션 진행 - 에 대한 기획은 유럽은 유럽에 맞게. 미국은 미국에 맞게 나눠서 하면 되겠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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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한국인들에겐 "잊혀진 존재"이지만 서양에선 여전히 몹~시 잘 나가고 있는 Guild War>

여담입니다만 요새는 우리 나라 게임사들도 진출하려는 지역에 게임 스튜디오를 직접 차리는 게 이득이라고 보는 것 같아요. 뭐 중국이나 서양처럼 우리 나라랑 좀 뭔가가 많이 다른 지역일수록 해당 지역에서 개발자, 디자이너 등등을 뽑아서 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드는 게 시장에 진입하기에 더 수월하기 때문이겠죠.

웹젠도 지금은 개발 중단한 것 같은데 중국 현지에서 일기당천이란 걸 개발했었죠. (2006년 G스타에서 제 맘에 가장 든 MMORPG였는데 아쉽습니다.) 그리고 NEXON도 북미 쪽에서 Sugar Rush 등 서양 취향의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. 뭐 NC야 미국 스튜디오에서 길드워나 타뷸라라사도 만들었고 지금도 몇 개 개발 중인 것 같고 말이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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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웹젠이 중국 현지 스튜디오에서 개발 하던 일기당천. url도 .com.cn인데 지금은 문 닫았어요.>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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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EsBe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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루니아 전기 브라질 진출 기사에 이런 내용이 있더라구요.

“온라인은 물론, 10~20대의 집결지인 PC방, 극장, 학교 등의 오프라인 장소를 중심으로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온라인 게임 유저뿐만 비디오 게임 유저 모두를 공략할 것”이라고 밝혔다.

아...그렇군..PC방이 있구나..한 시간에 얼마려나~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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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EsBe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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